학생일 때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 디자이너

(부제 : 디자이너의 번외 기술)

들어가기 전에,

저는 현재 ‘똑똑한개발자‘에서 약 6개월의 시간을 보낸 신입 디자이너입니다. 그래픽디자이너 인턴으로 일했던 경험 외에 실무 경험은 전무했던 제가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일을 하며 ‘학생일 때 알았다면 좋았을걸’ 하고 생각했던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먼저 저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세부적으로 그래픽디자인, 편집디자인 나아가 브랜드 디자인을 공부했고 브랜드 디자인으로 졸업전시까지 마친 뒤 졸업을 했습니다. 졸업을 하고 나서도 저는 분명 브랜드 디자이너 또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취업을 할 줄 알았으나 어쩌다보니 현재는 ‘똑똑한개발자‘에서 약간의 로고 디자인과 UX/UI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살다 보니 제 뜻과는 다르게 어쩌다 보니 하게 되는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것도 어쩌면 학생 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 중 하나가 되겠네요.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조금의 도움이, 저와 같은 신입 디자이너들에게는 공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학생일 때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 디자이너’ 편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 디자이너에게도 논리적으로 글 쓰는 기술은 필요하다.

주변의 취업한 디자이너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디자이너는 생각보다 글을 잘 써야 하는 직업인 것 같아’ 였습니다. 저도 사실 실무에서 일하기 전에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던 이야기였죠.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잘하면 되지 글은 무슨 소리야. 책 쓸 것도 아니고’. 하지만 요즘 저에게 가장 중요한 고민거리가 바로 ‘글쓰기’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글쓰기’는 단순히 쓰는 글이 아닌 ‘논리적인 글쓰기’입니다.

클라이언트에게 디자인 컨셉을 전달하거나 또는 팀원들에게 공유하는 글을 노션에 작성한다던가 디자인에 필요한 카피를 쓴다거나 등등 다수의 상황에서 ‘글쓰기 능력’이 필요해집니다. 저는 학생 때 긴 글을 쓰게 되는 상황을 요리조리 잘 피해서 안전하게 졸업했기 때문에 앞의 상황에 닥칠 때마다 덜컥 겁부터 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저의 목표는 ‘글 잘 쓰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입니다. 디자인이라는 것이 주관적으로 판단되는 작업이다 보니 완벽하게 모두를 만족시키는 디자인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공감을 얻는 비주얼에 논리적 적합성이 더해진다면 설득이 가능한 디자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내 디자인을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 디자이너, 생각하는 가치를 글로 정리해서 공유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은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일 때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목표였습니다. 학생일 때 논리적인 글의 중요성을 알았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적극적으로 클라이언트와 소통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지금 디자인을 공부 중인 학생이라면 다수의 발표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말로 설득하는 연습을 많이 하고 계시겠죠? 여기에 자신의 작업을 글로 잘 전달하는 기술을 연습해두는것도 디자이너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 디자이너에게는 감성+이성이 바탕이된 좋은 맥락이 필요하다.

첫 번째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디자이너는 감성적이기만 한 직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다른 점이 이 이성적인 사고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개인적으로 좋은 디자인은 ‘좋은 맥락을 일관성 있게 풀어낸 디자인’이며 이러한 디자인이 결국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갬성만으로 완성된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가 예술가가 아닌 ‘디자이너’라면 다수를 설득할 좋은 맥락을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정리해 이를 비주얼로 풀어내는 것이 숙제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저고 계속해서 고민 중인 부분이라 아직은 두루뭉술 할 수밖에 없네요. 결국 좋은 맥락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논리적인 글로 정리까지 가능할 것입니다.

3. 정리하는 습관은 내 책상에게도 컴퓨터에게도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

소소하게는 사무실 책상 위를 깨끗이 하는 것부터 프로젝트마다 사용했던 파일들 네이밍, 폴더 정리, 바탕화면 정리, 스케줄 정리 등등 회사에서는 정리해야 할 일들 투성이입니다. 저도 학생일 때는 벼락치기도 하고 그때그때 생각이 나면 정리하고 안 하기도 하고,,,되는 대로 살았던 사람이라 꼼꼼하게 정리하는 습관이 아직도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메일함과 다운로드 폴더를 가지고 계시고 노션에 일정 정리도 슉슉하시는 수지님을 보면 매번 반성하고 정리의 중요성을 매번 깨닫게 된답니다. 별거 아니어 보이지만 ‘정리도 기술이다’라는 생각으로 지금부터라도 다들 정리하는 습관을 연습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4. 회사에서는 그때 그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

사실 학생일 때는 제가 브랜드 디자이너로 지원하면 브랜드 디자인만! 그래픽디자이너로 지원하면 그래픽디자인만! 하게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공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공’에서 개설되는 수업들이 너무 다양한 것이 저는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딱히 하나를 진득하게 배우질 못하니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것저것 배워둔 것들이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똑똑한개발자‘와 같은 스타트업은 특히 직무별로 세분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한 가지 디자인만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학교에서는 UX/UI와 관련된 수업을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타이포그래피나 인포그래픽 수업에서 배웠던 레이아웃과 같은 것들이 웹이나 모바일 화면에서도 다르지 않게 적용되기 때문에 제가 지금 ‘똑똑한개발자‘에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는 프로덕트 디자인’ 전공의 수업을 자주 들었고 또 제품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인턴을 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당시 배웠던 사용자 리서치 또는 방법론 같은 것들이 무의식중에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혹시나 저처럼 이것저것 배우는 것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하고 고민 중인 학생분들이 계시다면 고민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결국, 모든 디자인은 다 연결된 것 같아요. 오히려 다양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경쟁력 있는 디자이너가 되실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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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in.lee

2021-03-3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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